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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작성일시     |     2014-05-21 14:44:12   조회     |     1513
  제목   |     [신간] 언론권력에 맞선 노무현의 투쟁기록, <다시보는 야만의 언론>

언론권력에 맞선 노무현의 투쟁기록, <다시보는 야만의 언론>

진정한 언론의 길, 언론개혁의 근본처방은 무엇인가 


“제우스는 전령인 헤르메스를 시켜 자신의 의지를 하계에 전달하여 소통한다. (그런데)  ‘신의 말’을 전하는 헤르메스가  ‘신의 뜻’을 전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거짓말을 일삼는다면? 제우스의 뜻이 무엇인지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한다. 날름대는 길고 긴 혀들이 정보를 조작하고 뒤튼다. 그 혀의 주인공들은 오래 전부터 공동체를 배반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는 일에만 혈안이 되어 왔다. 그들은 ‘언론’이라는 미명하에 자신들의 이익을 제우스의 뜻인 양 조작해왔다.” (김정란, 추천사 중에서)

공영방송 KBS 일선기자들에 이어 MBC 일선기자들 121명이 지난 5월 12일 세월호 참사 보도와 관련하여 “참담하고 부끄럽다”는 사죄 성명을 냈다. 미증유의 안타까운 참사 앞에 선 대한민국 언론이 그 참담한 맨얼굴을 다시 한 번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사고 자체는 선주(船主)의 탐욕과 감독기관의 직무유기로 인해 일어났다지만 사고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태, 연이은 보도참사는 충분히 비판받아 마땅하다.

언론의 이런 행태는 새삼스런 것이 아니다. 이들은 6년 전 시민으로 돌아간 대통령 노무현을 죽음으로 몰아갈 때도 그랬고, 참여정부 5년 내내도 그랬다. 이들 언론이 추구하고 섬기는 건 진리도, 직필도, 정의도 아니다. 자신들의 기득권이요, 자본이요, 탐욕이다.

최근 발간한 <다시보는 야만의 언론>은 보수언론과 맞서 싸운 노무현의 투쟁기록이다. 일부 수구언론이 어떻게 왜곡·조작·허위보도를 일삼아 노무현을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정리했으며, 노무현이 왜 거대족벌언론에 맞서 언론개혁을 추진하려 했는지, 수구언론은 정치인 노무현을 어떻게 왜곡하고 공격했는지 온갖 형태의 ‘범죄의 기술’과 함께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노무현 죽이기라는 수구언론의 프레임에 말려들어 진보의 가치와 개혁의 당위를 잊은 이른바 진보언론의 무책임, 진정한 언론(인)의 길과 언론개혁의 근본처방을 물었다.

# 망자는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고 했지만 서거의 책임을 묻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언론의 책임이 빠짐없이 거론됐다. 노무현은 갔지만 그를 죽인 흉기(보도기사)는 남았다. 범죄의 명백한 증거들이다. 작정하고 떼로 덤벼드는 수구기득세력에게 시민 노무현을 위한 ‘무죄추정의 원칙’ 같은 고상한 법 논리는 애초에 기대난망이었다. 기자들은 검찰이 땅바닥에 흘린 빵조각을 주워 먹듯 기사를 써댔고, 칼럼니스트와 논설위원들은 전직 대통령을 막말로 조롱하고 저주하면서 숨통을 조였다. 다른 언론들도 이 대열에서 크게 비켜나 있지 않았다. 두어 달 동안 언론은 재임 5년에 버금가는 막말의 비난과 조롱, 저주와 욕설을 노무현에게 쏟아냈다. 노무현은 ‘거짓말과 변명을 일삼는 파렴치범’ 취급을 당했고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품위, 한 인격체로서 최소한의 자존심마저 무참하게 짓밟혔다. 후안무치한 언론은 망자의 마지막 말—“누구도 원망하지 마라”—까지 더럽히며 뻔뻔한 속내를 드러냈다 (63쪽)

# 노무현 발언을 ‘갈등 부추기고 싸움 붙이기’ 소재로 써먹는 사례로 11월 2일 외국인 투자유치 성과보고회 연설을 다룬 보도를 들 수 있다. 노무현은 이날 “북한 핵문제는 우리 안보에 대한 위협 요인이다. 특히 핵실험으로 안보위협 요인이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며 “중요한 것은, 과장하지 말아야 한다. 왜 만드는가, 사용할 것인가, 북한이 이 핵무기를 가지고 한반도를 선제공격할 것인가, 이런 문제를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북핵에 대한 냉철한 현실인식과 대응을 강조한 것이었다. 이 발언은 곧바로 <“핵위협 과장 말라”니… 군 통수권자 할 말 아니다>(조선일보) 식의 시비에 휩싸였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는 ‘해서는 안 될 말’로 치부되고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며 “대통령은 말조심하라” “국정에 전념하라”는 질타가 어김없이 뒤따른다. 공론을 모색하기보다는 싸움 붙이거나, 싸움판을 만들어놓고 ‘그만하라’ ‘입 다물라’고 타박하는 꼴이었다 (143쪽)

# 노무현은 언론을 적대했는가? 오히려 언론의 가치와 소명을 가장 중요하게,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언론의 제 역할을 누구보다 존중하고 기대했다. 현실은 기대를 배반했고 존중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숙명으로 받아들인 길이었지만, 완강한 기득권 언론의 벽을 확인하는 고되고 더딘 길이었다. 이미 2005년 9월 27일 언론사 경제부장단 간담회에서 노무현은 “언론과의 긴장관계 때문에 힘든 것도 사실입니다. 자업자득이라 할지라도 사실은 그렇습니다”며 심경을 밝힌 바 있다. 노무현은 깨어 있는 시민들에게 민주주의의 마지막 개혁과제를 넘겼다. 자신도 대통령에서 시민으로 돌아갔다. 그 개혁과제는 종국에는 남은 자들의 몫이 됐다. (279-28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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