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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작성일시     |     2010-02-21 11:59:08   조회     |     3904
  제목   |     쟁점과 대안 <8호> 북한, 영원한 불량국가로 남을 것인가? : 전쟁을 전제로 한 군사전략의 오류
 

북한, 영원한 불량국가로 남을 것인가? : 전쟁을 전제로 한 군사전략의 오류

                                                                                             박선원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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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에 들어가며

북한은 지난 15년 동안 핵문제를 중심으로 미국을 비롯한 주변국가들과의 협상을 이끌어 왔다. 필요할 때면 늘 미사일 카드를 집어들어 판을 흔들고 협상의 성격을 바꾸거나 초점을 핵이 아닌 미사일과 다른 양자문제로 이동시킨다. 그렇게 하면 시간을 끌면서 다양한 종류의 보상과 지원을 얻어내면서도 핵문제를 결코 폐기의 논의까지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데 성공한다. 이것이 미사일과 핵카드를 번갈아 사용하는 외교적 동인이다.

물론 군사적 측면과 체제의 내적 긴장 유지 및 응집력 강화라는 요소가 대외협상의 측면보다 더 중요하다. 북한이 대외 협상을 위해 핵개발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 재래식 군비경쟁에서 체제몰락을 피하지 못했던 소련과 그 위성국가 동구권의 몰락을 지켜보면서 비대칭 전력으로 국방의 중점 사업 분야를 전환시킨 것이다.
핵과 미사일을 중심으로 한 대량살상무기 보유는 한국 뿐 만 아니라 미국의 위협에 대처하는 가장 유력한 수단이며 유일하게 미국의 군사력에 대한 억제력을 확보해준다고 믿는 것이 북한의 군사교리이다.
지난 2006년 7월 대포동-2호 시험발사는 참담한 실패였다. 그때 만약 스커드와 노동 미사일 발사를 배합하지 않았더라면 정치적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물론 김정일 위원장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심각한 책임 추궁 보다는 10월의 핵실험으로 국면을 가파르게 이끌고 갔었다.

대체로 북한은 이와 같은 상황악화를 시키면 일시적으로 긴장이 따르지만 곧 미국이 대화를 요청해왔기 때문에 언제나 새로운 고지에서 협상을 시작할 수 있었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 끝장 볼 생각이 없는 상대방과 벼랑끝 외교는 언제나 성공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바로 여기에 북한의 비극이 있다. 

2. 전쟁없는 한반도, 전쟁을 전제로 한 미북 관계: 계산 착오

북한과 협상을 하다보면 지난 50년간 전시체제 속에 고통을 받아 온 북한이 바로 전시체제의 편리함에 안주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 한다. 미래지향적 사고와 진취적인 장래를 설계하는 능력은 거의 발견하기 어렵다. 당하지 않으려면 강하게 나가야 하고 체면 같은 것 생각할 것 없이 말도 바꾸고 골대도 늘 이리저리 옮기면서 단기전에 승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한다 하는 고정관념이 뿌리깊이 자리하고 있다.

누가 봐도 새로운 협상국면이 열릴 것으로 예견되었던 오바마 행정부 출범 개월도 안되어서 북한은 긴장을 조성하였으며 일견 다목적 효과를 거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필자의 분석은 이번에도 북한이 또 다시 협상력을 키워보려다가 실기하고 말았으며 오히려 패를 다 써먹어서 더 이상 상대방이 걱정할 꺼리 자체를 없애버려서 바야흐로 미국과 한국이 상황을 주도할 수 있게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는 데 이르렀다. 이것은 앞서 말한 대로 전쟁을 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지향적 전략이 아니라 전쟁을 끊임없이 부각시키는 전시체제의 특성 때문에 전략적 신사고를 할 수 없다는 데 기인한다.  

이번 대포동-2호 발사 시도는 다목적 카드이다. 국내정치적 수요가 가장 컸다. 그래서 미국이 고위급 협상에서 미사일문제도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심호흡을 하고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이번에 요격은 하지 않겠다. 그러나 뒷일은 책임져야 하며 에너지와 식량지원 중단 등 조치에서부터 유엔안보리 결의 추진 등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취해서 책임을 묻겠다는 미국의 메시지를 수용할 정치적 여백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 8월 14일부터 10월초까지 단한차례의 현지지도를 시행하지 못했다는 것은 건강악화설의 가장 직접적인 방증자료이다. 역으로 작년 12월 13차례 현지지도, 금년 1월부터 3월 말까지 45차례의 현지지도 등 총 58차례의 소위 “몸 정치”의 전개는 김정일 위원장이 대중들 앞에 필사적으로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안되는 현실에 봉착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보통 2월에는 거의 현지지도를 하지 않는다. 북한의 열악한 도로와 철도 사정, 혹한을 감안하면 주치의들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해서는 안되는 무리를 한 것이다. 1월초 발표된 신년공동사설의 “전세계 어느나라 보다도 공화국은 정치적으로 더 안정되어있다”는 마지막 부분 한 줄은 북한 관찰자에게 묘한 의구심을 들게 한다. 안정되지 않았구나. 그래서 ‘건강을 걱정“하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길“을 가고 있구나 하는 판단을 하게 한다.
4월 15일이 지나면 일정기간 현지지도를 줄이면서 또 다른 구상에 들어가겠구나 하는 상상까지 하게 한다. 그런 점에서 일단 국내정치용으로는 효과를 거두었다고 본다. 하루는 평양에서 모습을 보이고 그 다음날은 무수단리 발사장에서 직접 참관하고 격려했다고 하지 않는가? 그리고 적절하게 주민들에게 알리고 2012년 강성대국으로 가기 위한 첫발을 내디디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군사 외교적으로 실패했으며, 이는 국내정치적으로 새로운 압박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북한이 장거리 투발능력을 과시했다고 하지만 필자는 동의하지 않는다. 무엇을 위한 장거리 투발능력인가에 대해 의문이 있기 때문이다. 3600킬로미터에 이르지 못했지만 3200킬로까지 날려 보낸 것은 대단하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그래서 어쨌다는 건가? 그 수준으로 누구를 무엇으로 칠 수 있다는 것인가? 북한은 스스로 밝힌 군사 기술적 목표를 실현해내지 못했다. 지난 3월 12일  국제해사기구와 민간한공기구에 통보한 대로라면 1단계 추진체는 발사지점인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동해발사장에서 630키로, 2단계 추진체는 3,500키로를 날아가야 했다. 그러나 확인된 바에 의하면 1단계 추진체는 280키로, 2단계 추진체도 자신들이 밝힌 목표지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3200킬로라고는 하지만 그걸 실전용으로 갈고 닦으려면 한참 멀었다.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지점을 타격해야 한다. 핵무기를 쓰면 정밀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본시 탄도미사일이라는 게 정확도가 좀 떨어지는 것 아니냐, 실전용으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할 지 모른다. 그러나 핵탄두를 실은 장거리 미사일이 목표지점이 도달하지 못했을 때 뒷감당을 무엇으로 할 것인가? 핵은 핵을 부를 뿐인데 말이다. 발사체와 위성의 분리에도 실패하였다. 발사체의 비행거리는 지난 1998년 제1차 대포동 시험발사 직후 북한이 스스로 밝힌 운항거리인 253키로, 1,646킬로와 유사하다.
북한으로서는 2006년 7월과 같은 공중 폭발은 없었다는 점을 위안 삼으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을지 모르지만 과거 10년 동안 비약적인 우주공간 이용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강성대국을 향한 경제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큰소리에 비하면 초라한 결과이다.
북한이 겨냥하는 상대는 현재 미국이다. 연료주입에 소요되는 시간, 거대한 발사대에 미사일을 걸어놓고 풍향을 따지지 않으면 안되는 액체연료의 한계, 거의 실시간으로 감시당하는 발사지역 등을 감안하면 핵무기와 장거리 투발수단을 한데 묶어 미국에 실전배치수준의 핵억제력을 확보한 당당한 핵무기보유국이라고 들이밀 형편은 못된다. 앞으로도 못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스커드와 노동의 반경에 들어가 있지만 북한의 핵위협에 흔들릴 정도는 결코 아니다. 다시 말하면 쓸 수 없는 수단에 목을 메고 있는 것이다. 장래를 핵과 미사일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 정말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무엇을 위해 집권하고 있으며, 어디로 끌고 가고 싶은 지에 대해. 결코 성공할 수 있는 길이 아니다. 

이번 실험에 성공해서 미국과 양자회담을 통한 경제, 정치적 이득을 취할 계획에는 중대한 장애를 스스로 조성하고 말았다.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는 김정일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포함한 고위협상을 통해 핵과 미사일 등 미국의 군사안보상의 관심사와 비핵국가에 대한 핵공격 불용 및 관계정상화 및 경제적 지원을 교환하는 포괄적 일괄타결 의지를 여러 기회를 통해 밝혀 왔다.
새로운 행정부 출범에 맞춰 새로운 관계의 개막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무엇을 더 얻겠다는지 차갑게 거절한 김정일 위원장은 상당기간 미국과 대화국면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상응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북한은 그동안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수개월이내에 미국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이 더 좋은 조건으로 협상 재개를 희망했으며, 압박수단으로 동원하는 여러 조치도 그다지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강공은 늘 성공했다는 잘못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북한이 처한 제반 문제,즉, 후계자 지정의 지연과 김정일 건강 악화라는 정치적 도전과 외교환경, 경제적 어려움과 식량 사정을 감안하면 국제사회의 단합된 행동, 특히 6자회담 참가국들의 협력은 북한이 다시는 도발은 곧 기회의 확대로 여기는 어리석음을 바로 잡아 줄 수 있다고 본다고 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만 해도 6자회담은 없으며 불능화 등 비핵화 조치를 모두 뒤집겠다고 공공연히 주장했다. 이제 한국과 미국은 그렇게 해 보라고 단호하게 나갈 필요가 있다. 북한이 앞으로 더 취할 조치는 표면적으로 우리가 우려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제한되어 있다.
우선 추가 미사일발사 시험은 못한다. 현재까지 확인된 비행거리는 기존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미사일의 사거리 이다. 위성발사에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대기권 재진입 기술과 핵무기 소형화에 성공해서 신뢰할 수준의 대미 공격수단으로 발전시키는 데는 더 많은 기술적 장애가 기다리고 있으며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위성의 지구저궤도 진입(placing a satellite into the low orbit of the Earth)에 실패했다. 앞으로 김정일은 비슷한 행위로 또 다시 세계를 시끄럽게 하기 까지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 이 기간을 북한의 재교육 기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북한은 2차 핵실험은 감행하지 못할 것이다. 감행하고자 한다면 좀 더 오래 준비해야 할 것이다. 2006년 10월 1차 핵실험은 6키로그램의 플루토늄을 사용해서 20메가와트톤의 폭발력을 내겠다고 했으나 0.15-1.5메가와트톤 정도의 폭발력을 내는 데 그치고 말았다. 새롭게 핵실험을 한다해도 커다란 기술진보를 했을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2차 핵실험은 얼마 되지 않는 재고를 헐어 사실상 실패에 가까웠던 1차핵실험을 능가할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다. 불능화 작업 가운데 가장 잘 된 부분은 5메가와트 원자로의 냉각탑 파괴이다. 북한이 냉각탑을 다시 지어 이미 낡을 대로 낡은 원자로를 제가동해서 플루토늄 제조의 원료를 확보하기는 어렵다. 결국 남아있는 폐연료봉 8,000여개를 재처리해서 5-8키로 정도의 플루토늄을 추가로 얻기 위해 재처리시설의 불능화 조치를 복원하는 것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 그리고 이것은 그다지 두려워 할 일이 아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에서 논의만 하더라도 6자회담은 끝장날 줄 알라는 공갈에 더 이상 손해볼 일이 없다.
오히려 북한은 계속해서 마지막 남은 카드의 효용을 잃어 갈 뿐이다. 따라서 이번 미사일 시험이 성공했다고 인정해줄 필요도 없으며, 2차 핵실험 가능성을 두려워 할 이유도 없으며, 남은 폐연료봉을 가지고 재처리를 한다고 해도 어차피 핵포기 의지가 있다면 다 내놓을 수밖에 없었던 핵물질이라는 점에서 별 문제가 아니다.

이제 지난 60일 동안 북한이 국제사회를 농락했다면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에게 교훈을 주어야 할 때이다. 북한은 핵보유국가도,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 보유국가도 아닌 실패한 불량국가일 뿐이다. 필자는 2006년 7월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북한은 발사일정을 미루고 미국은 북한과 고위급 회담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었다(http://www.brookings.edu/papers/2009/0323 _north_korea _park.aspx) 비록 북한은 권고를 받아들이진 않았지만 미국 정부 관리들은 지난 수주일 동안 공개, 비공개 방식으로 최대한 인내심을 발휘하며 대회 의지를 수차례 이상 강조하였다.
이것은 변화된 미국의 대북 정책 일단이다. 대화를 하겠지만 북한이 대화에서 벗어나 도발을 하면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 오바마 정책과 부시 정책과의 차이점이다. 부시정책은 북한의 체제를 문제삼고, 정권을 교체시키고 필요하면 군사력 사용도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다가 막상 북한이 벼랑끝 전술로 나가면 갑자기 그러지 말고 대화로 하자고 나선다.
오바마의 정책은 반대이다. 대화로 협상으로 문제를 풀자. 가급적 체제문제는 건드리지 않겠다. 그러니 6자회담에 나와라, 양자회담에서 다술 수 있는 것은 별도로 논의하도록 하자. 하지만 판을 께지는 말라. 이것은 단순히 한번 해보는 말이 아니다. 언어는 부드럽지만 매시지는 매섭다는 것을 알아달라. 보통 외교에서 이정도로 말하면 무슨 뜻인지 읽어내야 한다. 대화는 대화로, 도발에는 행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정책임을 인식하고 존중했어야 했다. 언뜻 북한에 대한 압박 수단이 없는 것처럼 느낄지 모른다. 그러나 찾아보고 개발하면 무수히 만들 수 있는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다. 우선 일정 기간 압박과 그에 대한 재도전이 반복될 것이다. 그 과정에서 북한은 더 이상 쓸 카드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거기까지 갈 필요가 있다. 아니면 또 다시 15년을 반복해야 한다. 이것은 누구에게도 득이 아니다.

[이 게시물은 관리자님에 의해 2009-04-21 16:51:30 이슈분석에서 복사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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