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아이디저장  자동 로그인
통합/신규회원가입 | ID/PW 찾기
미래연 후원안내
  미래연에 올려주신 글입니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시     |     2015-04-23 10:05:08   조회     |     1962
  제목   |     법치주의 위기가 불러온 5가지 기이한 현실

[김인회의 단비칼럼] 55


  법치주의 위기가 불러온 5가지 기이한 현실

   김인회/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비밀 폭로로 시작된 스캔들의 1라운드가 끝났다. 이완구 국무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이제 이 스캔들은 2라운드로 들어갈 것이다. 이 총리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와 다른 권력실세에 대한 수사가 그것이다.

  사정대상이 사정을 외치는 기이한 현실

    이 스캔들을 보면서 우리 사회 기득권 세력이 얼마나 기괴하고 이상한지를 실감한다. 먼저 고 성완종 회장의 표현대로 사정대상 1호가 사정을 외쳤다는 현실이 기이하다. 이완구 전총리는 312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도 부정부패를 발본색원하겠다는 담화를 발표했다. 이 담화는 청와대의 의중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성 회장이 이완구 총리와 김기춘,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등 권력 실세 8명에게 돈을 주었다고 폭로했다. 폭로 이후 이들의 반응은 똑같았다. 모두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이완구 전 총리의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고 결국 그는 옷을 벗었다. 대통령 비서실장들과 다른 인사들도 거의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신이 발본색원하겠다는 부정부패의 뿌리임을 알면서도 이를 척결하겠다는 사람은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양심이 공격하더라도 문제가 없을 정도로 심장이 튼튼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불리한 일은 무조건 잊어버리는 편리한 뇌를 가졌다고 해야 할까? 어떤 경우이든 정치인으로서는 부적격이다. 정치인은 시대를 앞서서 고민하고 사회와 국가의 방향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무어라고 해도 사회와 시대의 리더여야 한다. 부패와 거짓으로는 리더십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죽은 자가 산 자의 운명을 좌우하는 기이한 현실

  기이한 현실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죽으면서 진실을 말하는 현실도 기이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성 회장이 왜 죽음을 선택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 그런데 정상적인 사회라면 이런 일이 벌어지면 안된다. 진실을 이야기하는데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 사회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사회다.

  죽은 자가 산자의 운명을 좌우하는 것은 예외적이고 기이한 일이다. 얼마나 기괴하고 이상하면 죽은 공명이 산 중달을 쫓았다는 삼국지의 한 대목이 아직까지 전해질까.

  이 기이함의 뿌리는 이완구 전 총리와 성 회장 등 새누리당의 정치인들이 뇌물을 매개로 한 이익공동체였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성 회장은 비밀의 폭로를 무기로 구명운동을 했다. 한때 동지로 불렀던 인사들 사이에 죽음과 맞바꿀 만한 비밀, 부정부패가 있었다는 것 자체가 새누리당의 기이한 구조를 그대로 보여준다.

  검찰에 수사를 요구하면서 검찰수사에 기대를 걸지않는 기이한 현실

  성 회장의 폭로로 검찰의 수사는 방향이 바뀌었다. 검찰의 수사는 애초에 자원외교 비리를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뇌물수수, 고위 권력자들의 부정부패문제로 비화되었다. 전 정권 인사에 대한 수사에서 현 정권 실세에 대한 수사로 바뀌었다.

  검찰은 마치 새누리당의 거대한 뇌물구조, 부정부패를 전혀 몰랐던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 새로운 사실에 화들짝 놀라 새로 수사를 한다고 한다. 그런데 검찰은 이미 고 성완종 회장을 수사하고 있었다. 경남기업에 대해 압수수색도 실시했다. 자원외교 비리 수사 역시 비자금형성과 뇌물에 초점을 둔 수사였다. 이처럼 검찰은 이미 부정부패, 권력형 비리에 초점을 맞추어 수사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현정권 실세가 관련된 뇌물수수, 권력형 비리를 마치 처음 접한 것처럼 반응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또 하나의 기이한 현상을 목격한다.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주장하면서도 검찰 수사 결과는 기대하지 않는 모순이다.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은 특별검사 임명 주장으로 발전한다. 검찰에 대한 신뢰는 희망사항일 뿐이다. 한 번도 실현된 적은 없다. 검찰에 대한 불신은 현실이다. 검찰 수사가 별다른 내용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검찰 수사 이후의 대책을 논의해야 하는 현실. 이것 역시 기이한 한국의 현실이다.

 새누리당 비리수사가 갑자기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되는 기이한 현실

  고위공직자의 부정부패는 권력형 비리, 정경유착을 의미한다. 부정부패는 뇌물수수에 그치지 않고 경제 질서를 흔들고 국가를 좀먹는 파렴치하고 중대한 범죄이다. 반드시 척결해야 한다. 이 때문에 특별검사제나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와 같은 제도가 제안된 바 있다.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박근혜, 문재인 여야 후보 모두 부정부패 척결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당시 부정부패를 척결하지 않고는 한국 사회가 도약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있었다. 당연히 이번 사건에서도 철저한 수사와 처벌이 따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되지 않는다. 여기에서도 우리의 기이한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 분명 새누리당 부정부패사건인데도 갑자기 정치권 전반으로 문제가 확대된다. 여야가 따로 없다는 것이다. 여당 정치인과 야당 정치인 몇 명을 함께 수사함으로써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려 한다. 우리는 이러한 태도를 기계적 중립성이라고 부른다.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모두에게 책임을 지우는 무책임한 태도이다. 마치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책임을 천황과 군부가 아니라 일본 국민도 져야 한다면서 천황과 군부를 면책시켜준 일본의 ‘1억 참회론과 유사하다.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은 새누리당의 뇌물수수, 부정부패이다. 이것부터 먼저 명백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나중에 다른 사실이 확인되면 다른 사실은 또 수사하면 충분하다. 기계적 중립성은 정치혐오증에 편승하고 이를 조장한다. 통치권력에게는 최선이겠지만 국민에게는 최악의 결과이다. 정치 혐오증, 정치 불신은 결국 국민의 정치참여를 막고 선택을 좁힌다. 중립이라는 이름의 정치적 수사를 경계해야 한다.

사회를 예측가능케 할 법 집행기관이 예측불가능한 기이한 현실

  약속은 지켜져야 하고 범죄는 처벌되어야 한다. 법의 기본 원칙이다. 법률은 시민들에게 예측가능성을 제공한다. 자신의 생명과 재산이 내일도 지켜질 것이라는 예측가능성, 물건을 주문하고 대금을 지급하면 물건이 도착할 것이라는 예측가능성, 가벼운 범죄를 저지르면 가볍게 처벌받고 무거운 범죄를 저지르면 무겁게 처벌받는 예측가능성을 법은 제공한다. 법의 존재이유이기도 하다. 우리가 미래를 설계하는데 법은 기본 인프라로 작동한다.

  법집행기관은 법의 이념을 실현하는 기구이다. 법집행기관은 그 어떤 기관보다 법적 안정성을 중시해야 한다. 법집행기관은 행위 하나하나를 통하여 법적 안정성을 추구해야 한다. 수사기관은 사건의 실체를 밝혀 재판을 구하고 법원은 재판을 통해 범죄와 형벌을 확정한다. 이를 통해 사건과 관련한 불안정성을 해소한다. 따라서 법집행기관은 어떤 기관보다 예측 가능해야 한다.

 법집행기관의 예측가능성은 수사와 재판이 공정하게 이루어질 때 확보된다. 철저한 수사와 함께 공정한 수사를 요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의 검찰 수사는 기계적 중립성으로 공정성을 대체하여 핵심을 흐리고 있다. 정치인 전반에 대한 수사라는 이름으로 정치 혐오증과 정치 불신을 낳는다. 법집행기관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오히려 문제를 만들고 있다. 여전히 사건은 해결되지 않으니 특별검사 임명논의가 계속해서 나온다.

  검찰은 공정하고 핵심을 흩트리지 않는 수사를 해야 한다. 예측 가능하고 공정하게 수사를 해야 한다. 통치권력의 요구와 관계없는 수사가 이루어져 진실이 밝혀지고 범죄자는 처벌되어야 한다. 수사와 재판을 통하여 이번 사건을 종결시켜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검찰에 요구하는 핵심이다.

  그러나 희망과 달리 이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잘 알고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수사가 통치권력의 요구에 따라 좌우될 것이고 그래서 수사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 역시 잘 알고 있다. 이 사건은 불충분한 수사로 그럭저럭 마무리 될 것이고 그래서 이와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발생할 것이라는 점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우리 사회는 법집행기관의 예측불가능성을 예측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 정도의 예측가능성도 법적 안정성이라고 불러야 하나 혼동스럽다. 기괴하고 이상한 현실에 기괴하고 이상한 법집행이다. **

**김인회 교수의 <단비칼럼>을 연재합니다. ‘단비칼럼단숨에 읽는 비평 칼럼의 줄임말입니다. 김인회 교수는 참여정부 시민사회비서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사법위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한국미래발전연구원 원장직을 맡고 있으며, <문재인김인회의 검찰을 생각한다>(2011) <형사소송법> (2015) 등의 저서를 냈습니다. <단비칼럼>을 통해 오늘의 한국 사회와 사법제도의 문제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과 올곧은 해법을 전해드릴 것입니다./편집자**



  트랙백URL   |     http://www.democracy2.kr/tb.php?bid=column&id=528
       
목록
.
  댓글   |    
댓글이 아직 없습니다.
이름 비밀번호

/
.

No 제목 글쓴이 작성일시 읽음
450 관리자 2015.05.11 1827
관리자 2015.04.23 1962
448 관리자 2015.04.23 1396
447 관리자 2015.04.15 648
446 관리자 2015.04.20 1118
445 관리자 2015.04.08 761
444 관리자 2015.04.02 774
443 관리자 2015.04.01 1263
442 관리자 2015.03.26 1286
441 관리자 2015.03.18 772
440 관리자 2015.03.10 3004
439 관리자 2015.02.25 853
438 관리자 2015.02.21 776
437 관리자 2015.04.15 1864
436 관리자 2015.02.10 897
435 관리자 2015.02.03 736
434 관리자 2015.01.30 3360
433 관리자 2015.01.28 1311
432 관리자 2015.01.21 1667
431 관리자 2015.01.21 837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다음